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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 ISLAND

와우 갤러리 | Gallery Wow
2022. 2.22~3.19

아무도 없는 거리, 마스크로 가린 얼굴, 서로 접촉하지 않는 인사, 비워둔 테이블, 서로를 보호하는 차단막. 2019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우리의 일상이 된 사회현상이다. 신나고 왁자지껄한 사람들 틈에서 느끼는 생생한 삶의 현장감과 소속감, 다정한 사람들과의 아늑하고 오붓한 시간. 우린 이것을 기억하며 예전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예전의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희망을 안고서말이다. 우린 두 갈래 길로 갈라져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펜데믹으로 인해 성큼 다가온 메타버스와 그곳으로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머무는 세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으로부터 개인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우리 사회는 생존 전략을 세워 치열하게 전쟁 중이다. 현재까지 3억 명 이상이 확진됐으며 55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우린 서로를 지키기 위해 거리를 두고, 가게를 닫고, 현장으로부터 멀어지는 희생을 감수하며 여기까지 왔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으며 바이러스는 백신을 돌파하고 있고 또다시 돌파 감염을 막을 개선된 백신을 만들기 위해 악전고투 중이다. 인류는 결국 이 전염병을 관리하게 될 것이며 커다란 위기를 넘길 것이다.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예측할 수는 있지만 확신할 수 있 건 아무것도 없다. 아마도 일상의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고립된 형태를 만들어낼지도 모르며 지금도 우리는 비대면 사회를 실험 중에 있지 않은가. 우리 사회는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고 이미 각도를 틀어 그 방향으로 전진 중이다. 각자 개인의 섬에서 혼자의 시간에 온기를 만들고 때로는 고독함과 마주하며 개인의 삶과 시간이 가치 있게 흘러가기를 노력해야 한다는 건 분명해졌다. 현재 강제로 주어진 넉넉한 개인의 시간은 앞으로 정착될 미래의 시간을 미리보기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며 이 사회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준 개개인의 희생에 대한 감사다. 

다수의 그림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네모나네다. 혼자 있는 구성이 대부분이라 쓸쓸하다는 평을 듣기가 일쑤다. 어쩌면 보는 이들의 인식에 혼자의 시간은 쓸쓸하다는 등식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홀로 있는 상태에선 누구든 화려하지 않으며 남들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표정 관리도 필요 없이 무표정이다. 군중과 달리 개인은 자연에 있거나 어떤 공간에 있든 그 일부가 되며 잘 어울리는 상태가 된다. 자연, 공간, 상황, 시간의 일부가 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나에게 뉴 노멀은 혼자의 시간이다.)

전시 모습 | Exhibition view

출품작 | Related works